책소개
더클래식 세계문학컬렉션 19번째 작품으로 조지 오웰의 『1984』이 출간되었다. 인간의 자유 의지와 감정이 완전히 말살된 철저한 전체주의 사회를 그린 『1984』는 조지 오웰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멋진 신세계』와 더불어 디스토피아, 가장 부정적인 암흑세계를 가상으로 그려 내고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문학 작품이자 사상 작품의 원형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지 오웰은 『1984』를 통해 곳곳에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지문과 홍채로도 생체 인식을 할 수 있는 과학의 발달, 휴대전화와 전자 메일과 같은 통신 시스템이 일상화되어 현대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미래 세계를 예견했다. 그리고 이런 미래 세계의 실상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파헤치고, 인간 삶을 얼마나 피폐하게 할 수 있는지 무섭게 경고했다.
개인을 지배하는 ‘당(Party)’이 등장하는 『1984』를 공산주의 사회를 비판하는 작품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당’은 절대 권력을 행사해 개인의 자유를 철저히 억압하는 집단일 뿐 어떤 특정 사상이나 체제를 지칭하고 있지 않다. 조지 오웰은 이 작품에서 인간성이 송두리째 통제되는 암울한 미래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저자소개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er Blair. 1903년 6월 25일, 인도의 벵골 주 모티하리에서 하급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8세 때 사립예비학교에 들어갔으나, 이곳에서 상류층 아이들과의 심한 차별을 맛보며 우울한 소년시절을 보냈고, 장학생으로 들어간 이튼교에서의 학창시절 역시 계급 차이를 뼈저리게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졸업 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1922년부터 5년간 미얀마에서 대영제국 경찰로 근무했으나 점차 자신의 직업에 회의를 느껴 직장을 그만두고 파리로 건너가 작가수업을 쌓았다. 유럽으로 돌아와 파리와 런던에서 부랑자 생활을 하고 잠시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거쳐 영국 노동자들의 삶에 관한 조사 활동에 참여했다. 이때를 토대로 한 소설이 1933년의 첫 소설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생활』과 1935년『버마 시절』이다.
전체주의를 혐오한 그는 스페인 내전에도 참가했는데, 그 체험을 기록한 1936년『카탈로니아 찬가』는 뛰어난 보도 문학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2차 대전 직후인 1945년에는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의 배신을 우화로 그린 『동물농장』으로 일약 명성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그해 그는 아내를 잃고 자신도 지병인 폐결핵의 악화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그 와중에도 작품 활동을 계속하여 전체주의의 종말을 기묘하게 묘사한 디스토피아 소설 『1984년』을 출간했다. 『1984년』은 전제주의라는 거대한 지배 시스템 앞에 놓인 한 개인이 어떻게 저항하다가 어떻게 파멸해 가는지, 그 과정과 양상, 그리고 배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작품의 무대인 오세아니아는 전체주의의 극한적인 양상을 띠고 있는 나라이다. 오세아니아의 정치 통제 기구인 당은 허구적 인물인 빅 브라더를 내세워 독재 권력의 극대화를 꾀하는 한편, 정치 체제를 항구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텔레스크린, 사상경찰, 마이크로폰, 헬리콥터 등을 이용하여 당원들의 사생활을 철저하게 감시한다. 당의 정당성을 획득하는 것과 동시에 당원들의 사상적인 통제를 위해 과거의 사실을 끊임없이 날조하고, 새로운 언어인 신어를 창조하여 생각과 행동을 속박함은 물론,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성욕까지 통제한다.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이런 당의 통제에 반발을 느끼고 저항을 꾀하지만, 오히려 함정에 빠져 사상경찰에 체포되고, 혹독한 고문 끝에 존재하지도 않는 인물 '골드스타인'을 만났다고 자백하고, 결국 당이 원하는 것을 아무런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무기력한 인간으로 전락한다.
『1984년』은 오웰을 20세기 최고의 영향력 있는 작가로 만들었다. 하지만 날로 악화되는 병을 이기지 못하고 그 작품을 발표한 이듬해인 1950년 4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조지 오웰은 지난 1999년 영국 방송 BBC가 조사한 ‘지난 1천 년간 최고의 작가’ 부문에서 셰익스피어, 제인 오스틴에 이어 3위에 선정되었다. 게다가 영문학에서는 ‘오웰주의’, '오웰주의자'라는 뜻의 Orwellism이나 Orwellian이라는 표현이 따로 있을 정도이니, 이 정도면 그가 서양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주로 당대의 문제였던 계급 의식을 풍자하고 이것을 극복하는 길을 제시하였으며, 또 일찍이 스탈린주의의 본질을 꿰뚫고 거기서 다시 현대사회의 바닥에 깔려 있는 악몽과 같은 전체주의의 풍토를 작품에 정착시켰다. 그는 ‘나는 왜 쓰는가’라는 글에서, 글을 쓰는 이유를 “전체주의에 반대하고,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자신의 글 중에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쓴 글들만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