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바닷가 마을 사람들의 일상을 그린 연작소설
2009년 퓰리처상 수상작
"우리 인생의 여러 나날들의 의미를 묻는 소설"(김연수)
올리브 키터리지라는 여성을 중심으로 미국 메인 주의 작은 마을 크로스비 사람들의 이야기를 열세 편의 단편에 담아낸 연작소설이다. “퉁명스럽고 허점이 많으면서도 매혹적인 인물 올리브가 있고, 독자의 정서에 진하게 호소하는 세련된 작품”이라는 평을 들으며 2009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소금기 머금은 바닷가 마을 사람들의 평범한 인생에 대한 가슴 시리도록 절절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에는 퉁명스럽고 무뚝뚝하며 차갑고 강인한 여인 올리브를 축으로 마을의 다양한 사람이 등장한다. 모두에게 친절하고 상냥한, “대양을 닮은 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 좋은 남자 헨리(「약국」), 떠나간 옛사랑의 희미한 그림자를 붙들고 살다 오랜만에 해후한 옛 연인을 통해 “자신이 뭔가를 너무 늦게 깨달았다고, 그리고 너무 늦었을 때에야 뭔가를 깨닫는 것이 인생일 거라”는 깨달음을 얻는 앤절라(「피아노 연주자」), 와병 중이던 남편을 잃고 장례식을 치르다 병이 나으면 함께 가자며 남편과 꿈에 부풀어 준비했던 여행 바구니를 보며 자신을 책망하는 말린(「여행 바구니」) 등 저마다 삶이 남긴 생채기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인물들이다.
작가는 평범해 보이고 흠 없이 매끈해 보이는 삶의 이면에 울퉁불퉁하고 까끌까끌한, 마주하기 힘든 치부들이 있음에 주목한다. 깊게 파인 삶의 주름들 사이에는 차라리 외면하고픈 뼈아픈 진실들이 숨어 있지만 작가는 그것이 견딜만 한 것이라고, 그리고 그것을 견디는 것이 결국 인생이라고 토닥토닥 위로한다. 벼락 맞아 시커멓게 타버린 검은 나무에 연둣빛 싹이 돋듯, 우리의 삶에도 연약하지만 굳건한 그런 희망이 언제나 함께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저자소개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삶의 진실을 포착해내는 섬세한 시선, 담담하면서도 서정적인 문체가 아름다운 작품1956『올리브 키터리지』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 작가다. 1956년 미국 메인 주 포틀랜드에서 태어나, 메인 주와 뉴햄프셔 주의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에 매료된 스트라우트는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노트에 적고, 도서관의 문학 코너를 좀처럼 떠나지 않는 아이였다. 작가가 되겠다는 열망으로 유명한 작가들의 이야기나 그들의 자서전을 탐독하기도 했다. 집 밖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냈던 이 소녀는 바닷가 바위를 뒤덮은 해초와 야생화를 숨기고 있는 뉴햄프셔의 숲을 보며, 자연에 대한 깊은 애정을 품게 된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베이츠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영국으로 건너가 일 년 동안 바에서 일하면서 글을 쓰고, 그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끊임없이 소설을 썼지만 원고는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작가가 되지 못하리라는 두려움에 그녀는 시러큐스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잠시 법률회사에서 일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일을 그만두고 뉴욕으로 돌아와 글쓰기에 매진한다. 문학잡지 등에 단편소설을 발표하던 스트라우트는 1998년 첫 장편 『에이미와 이사벨』을 발표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는다. 이 작품은 오렌지 상, 펜/포크너 상 등 주요 문학상 후보에 올랐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아트 세덴바움 상(Los Angeles Times Art Seidenbaum Award)'과 '시카고 트리뷴 허트랜드 상(Chicago Tribune Heartland Prize)'을 수상했다. 2008년 세번째 소설 『올리브 키터리지』를 발표하고 언론과 독자들의 호평을 받은 뒤, 이 작품으로 2009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작가가 되겠다면 포기하지 말며, 포기할 수 있다면 포기하되, 그럴 수 없다면 계속 글을 쓰고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필사하며 습작을 게을리하지 말라"고 조언하는 스트라우트는 존 치버와 존 업다이크를 좋아하며 육필 원고를 고집한다고 한다.